2017.06.04 까미노 데 산티아고 25일차 : 오 세브레이로(O Cebreiro) ~ 트리아카스텔라(Triacastela)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하긴, 100개가 넘는 베드가 한 방에 있으니 웬만큼 잠귀가 어둡지 않고서야 일어날 수 밖에 없었을거다. 밖은 여전히 안개가 자욱했다. 산 꼭대기에 있는 마을이니 만큼 날씨가 좋으면 낮게 구름이 깔려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던데, 하루 더 머물면 볼 수 있을까 해서 일기예보를 봤지만 계속 흐리단다. 어쩌겠어, 아쉽지만 내려가야지 생각했다.
주방에서 어제 슈퍼에서 사둔 우유와 빵을 아침으로 먹고 나갈 채비를 했다. 그런데 50대? 60대 정도로 보이는 한국인 부부가 있었는데, 그분들께서 지금 나가면 위험할 것 같다며 조금 기다렸다가 나가는게 좋겠다고 하셨다. 산길을 내려가야 하는데 동이 트기 전까지는 어두운데다가 안개도 자욱하니 길이 잘 안보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밖이 좀 더 밝아지길 기다렸다.
앞서가는 현중이를 따라 걸었다. 코앞은 보이지만 . . .
저만치는. ..ㅎㅎ.. 안보이그든요
그래도 이런 풍경을 또 언제 보겠냐싶어 나름 즐겁게 걸었다. 덥지도 않았고!
물론 계속 안개 속을 걷다보니 옷이 젖어 중간에 판초를 뒤집어 쓰고 걸었다.
꽤 내려온 듯 하다
젖을까봐 일부로 사진기를 가방 속에 넣고 걷다가 (원래 잠바 주머니 속에 넣고 걷는다)
주섬주섬 꺼내서 찍었던 길
그저께 크리스가 줬던 견과류도 입에 털어넣었다.
구름 틈새로 파란 하늘이 보인다. 날이 개이려나
그렇게 까미노에서의 마지막 하산을 했다.
산티아고까지 139km
트리아카스텔라에는 12시가 되기 전 도착했다.
현중이랑 봐둔 레모스 알베르게로 향했다. 시설 . . .아쥬 좋았따
그런데 아직 체크인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어서 가방두고 밥부터 먹으러 갔다.
근처에 구글맵 평가가 꽤나 좋던 식당이 있어서 점심 먹었는데 괜찮았담
돌아와서 빨래해다가 널어뒀는데
나름 이렇게 해가 비치는데 뜬금없이 비가 조금씩 내렸다.
남의 빨래까지 다 널려있는 크다란 빨래건조대를 들어 낑낑대며 안으로 들여놨다.......
방에서 쉬다가 시에스타 끝나고 근처 마트에서 저녁거리를 사서 주방에서 먹었담
나는 따끈한 바게트빵이랑 전자렌지에 돌려먹는 것(!)을 사서 얹어먹으니 나름 굿초이스였다
근뎈ㅋㅋㅋ현중이가 쌀 좀 있다고 죽 같은거(?)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노력 인정. . . . 맛은 . . . 음. . . . .그래 !ㅋㅋㅋㅋㅋㅋㅋ
곧 100km가 깨진다 !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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