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7 D+4 : 런던 브릭레인 마켓-타워브릿지-플랫아이언&피카딜리서커스-첫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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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약 먹고 잔 덕에 목 아픈 건 많이 나았지만 맛이 간 목소리는 덜 돌아왔다. 어제 자기 전에 유랑에서 브릭레인 마켓을 가려고 동행을 구하고 약속을 잡았다. 동행과 다니는 게 좋은 것 만은 아니었지만 역시나 심심하기도 했고 내 사진을 제대로 못 남기는게 문득 아쉬워서 일정이 맞는 브릭레인 마켓과 타워브릿지 부분 동행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준비하는데 늦었. . 늦었하. .
원래 약속 시간은 10시, 늦을 줄 알고 10시 반에 만나자며 약속을 미뤘는데 9시 57분에 도착.. 오늘의 동행 분도 (두둥) 빨리 도착하셔서 딱 적당하게 만난게 진짜 다행이었다. 문제는 동행 만나고서부터 목소리가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 원래 목소리는 이렇지 않다며 손사래를 몇번이나 쳤는지 흑.. 브릭레인 마켓으로 쭉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좀 나눴는데 취미가 운동이나 사진이신데, 사진은 아직 배우는 중이시라고. 덕분에 동행하면서 내 사진도 여러 장 남겨주셨다. 그것도 멋지게!
브릭레인 마켓으로 들어가는 골목길
무튼 브릭레인 마켓은 마치 홍대, 합정, 동묘앞, 이태원 각각의 감성이 전부 들어가있는 것 같았다. 이 곳 감성이 한국으로 들어와 쪼개져 퍼졌다고 하는게 맞을 지도 모르겠다. 일요일이 메인 마켓이라고 하던데 오늘이 딱 일요일. 생각보다 마켓이 크고, 골목골목 파는 것들의 종류도 다양했다. 초입에는 먹거리가 많고, 골목으로 들어올수록 구제옷, 핸드메이드, LP, 소품 등을 파는 부스가 줄지어 서 있다. 동묘스러운 구제 물건 파는 곳도 있었는데 흑형이 너무 많아서 무서웠땁 . . .
여기가 바로 지드래곤 삐딱하게 뮤직비디오 촬영 했던 골목 중 하나! 덕후 아닌 척 했는데 (휴덕이다) 괜히 사진 한 장 남기고 싶다고 했다가 동행분이 넘나리 열심히 찍어주시는데 웃겨서 ㅋㅋㅋㅋ 어정쩡하지만 한두장 남겼다. 이건 갠소하는걸루. . . .
날씨가 (오늘도 역시) 꾸리꾸리하고 우중충해서 그런지 더 른든 갬성 뿜뿜이었음.
여기는 동행분이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까 브릭레인 마켓에 베이글 맛집이라고 있다고 하셨는데, '앗 여긴가' 하고 들어갔던 노란간판 집. 어짜피 동전 너무 많아서 털어야 한다며 크림치즈 베이글을 사서 반 나눠주셨다.
노란 간판집의 크림치즈 베이글
그런데 알고보니 유명한 집은 사람들이 줄 서서 사먹고 있는 흰 간판의 바로 옆 가게ㅋㅋㅋ 먹던 베이글 가차없이 버리셨음
그리고 다시 도전했지만……. 그냥 베이글은 그냥 베이글인걸로…(역시버림)
백야드 마켓 쪽에서 특이한 넥타이 파는 부스가 있어서
오빠랑 ㄱ오빠 사줄까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타워브릿지로 출발했다.
타워브릿지. 건널 때만 해도 날씨가 흐렸지만
이내 파란 하늘과 햇빛이 간간이 비쳤다.
런던에 와서 좋았던 곳 중 손에 꼽는 타워브릿지. 80%는 날씨 덕이었던 것 같다. 점심 먹을 때가 되서 식당을 찾다가 itsu라는 도시락집을 들어갔는데 먼저 가게 안에서 드시고 계시던 한국 남자분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괜찮으시면 포장해서 드셔야 더 싸다며 꿀팁주고 가셔서 사가지고 공원으로 다시 가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진짜 좋았음!
햇빛 비치는 날씨, Town hall역에서 타워브릿지를 건너 있는 공원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먹었던 itsu 도시락과 오렌지쥬스, 템즈강을 바라보며 그림 그리시던 할아버지와 그냥 걷기만 해도 좋았던 순간들 〰 잊을 수 없다.
건너편에 보이는 런던탑
다시 타워브릿지를 건너 런던탑 따라 걸었다. 내일 출국인 동행분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강가를 좀 걷다 가신다고 하셔서 즐거웠다고 인사드리고 헤어졌다. 여태 같이 다녔던 동행 중에서 가장 잘 맞았던 분이었던 것 같다. 한국에 건강히 돌아가시길!
나는 브릭레인으로 돌아와 그 넥타이를 살까말까 또 고민하다가… 팜플렛만 들고 돌아왔다. 뭔가 브릭레인 마켓은 확실히 낮의 그 우중충함이 더 잘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이 때 했다. 무튼 그 부스 주인이 한국에서 왔냐며, 자기 5번 가봤다고 대구랑 부산에 친구 있다고 한국 좋아한다고 했는데, 영어가 안돼서 짧게 맞장구 쳐주고 고맙다고 하고 나왔다ㅋㅋ 그래도 기억에 남는 경험 중 하나.
24번 버스 덕에 매일매일 지나치던 트라팔가 광장
내 숙소와 가까운 핌리코역. 튜브를 탈 때 특히 런던에 와있다는 기분이 물씬난다.
언더그라운드 마크와 빨간색, 파란색, 그리고 따듯한 느낌의 조명이 그렇다.
또 이제 어딜갈까 고민하다가 숙소로 돌아온 나는 저녁 먹을 동행을 구해 또 다시 나갔다. 겸사겸사 사진으로만 봤던 피카딜리서커스도 찍고, 네이버 블로그 맛집(!)인 Flat Iron가서 스테이크와 라임모히또 같은 걸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버거앤랍스터처럼 별로일까봐 걱정했는데 역시 스테이끄... 지금 생각해보면 가성비가 진짜 괜찮았던 듯. 그리고 같이 먹은 두 사람이 미국에서 4-5년 살았어서 영어를 넘 잘했는데 나는 안되는 영어쓰려니 괜히 민망하기도….했는데 또 부럽기도 했다. 돌아가면 공부 열심히할티야..
그리고 런던에 온 뒤 처음으로 야경까지 구경했다. 숙소가 좀 멀기도 하고 해가 늦게 떨어지기도 했으며 밤이 되면 너무 춥기도 해서 그동안 못 봤는데 역시 낮과는 또 다른 얼굴을 가지는 야경은 뭔들. 예쁘다.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강바람 맞으며 걷다보니 오들오들 추워져서 맥주는 못 마시고 헤어짐. 돌아와서 쓰러지듯 잤다. 피곤하고 춥고 감기가 떨어지긴 오늘도 역시 글렀음 ㅠㅂㅠ
타워브릿지 근처에서 봤던 달님
구름이 끼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밝게 보여서 한참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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