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0 까미노 데 산티아고 10일차 :산토도밍고(Santodomingo de la Calzada) ~ 벨로라도(Belorado)
어제 산 요거트와 아무 맛 안 나는 바게트 빵을 먹고 6시 30분쯤 출발했다. 매일 같이 이런 풍경을 보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며칠째 길에서 계속 만나고 있는 노부부. 이제는 부엔까미노! 라는 인사가 어색하지 않다. 서로 이름도 국적도 나이도 모르지만 익숙해져 간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
아푸다...
언니랑 잠시 쉬었다. 발목에 무리를 주던 깔창을 빼버렸다.
스페인에서 길냥이를 자주 봤는데 '불쌍'하고 '굶주린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자유롭고 있는 그대로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제 새로 산 스틱에 다시 내 이름을 적었다. 잃어버리지 말아야지 ㅠㅠ 좋은 점은 원래 쓰던 스틱보다 가볍고 훨씬 움직임이 편했다.
부르고스로 향하는 표지판을 따라간다. 곧 만나게 되겠지
드디어 마을 초입
마지막 마을에서 벨로라도 오는 길엔 정말 다리를 질질 끌고 왔던 것 같다.
벌써 10일차, 나는 벨로라도에 와 있다.
여기는 Cuatro 알베르게. 뭔가 숙소가 지하방 느낌이라 꿉꿉하면서도 깔끔했다. 잔디로 된 뒷 마당이 있어서 빨래 널어두고 햇볕에 발을 말리며 가만히 앉아있었다. 수영장도 있었다! 물론 안 들어감ㅋ
아참, 빨래하다가 처음으로 다른 날 출발한 한국인을 만나 이야기했다. 일행은 딱히 없고 혼자였다. 이름은 현중, 제대한지 2주란다. 보아하니 우리 체크인하고 그 뒤에 바로 들어온 모양이다. 우리보다 하루 뒤인 12일에 출발했다고 하니 걸음이 엄청 빠른가보다.
여튼 망할 깔창 때문인지 발목이 제대로 나갔다. 인대 문제 같은데 발도 무릎도 멀쩡한 것이 발목이 웬 말... 내일 아헤스까지 가는 게 목표인데 아무래도 동키를 보내고 상태를 봐야 할 것 같다. 더 수월하게 걷기 위해 돈을 주고 깔창을 샀던건데 오히려 장애물이 되었다. 길도 어려운 길이 아니었는데 너무 속상하다. 내일 자고 일어나면 발목이 말짱했음 좋겠다. 따흐으윽....
발목은 발목이고 여튼 크렉이 본인이 저녁을 해주겠단다. (참 점심은 현중이랑 지은언니랑 나가서 사먹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주말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상점들이 금방 문을 닫았다.) 빠에야라고 하는데 보다시피 카레맛이었다. 오늘 버스를 타고 먼저 벨로라도에 와 있던 우리언니가 챙겨둔 카레가루를 크렉에게 빌려줬다. 요번건 맛있었다. 진짜임
그리고 우리 이름을 외우기 시작한 스위스에서 온 마오루 할부지
크렉... 잘 살고 있닝...
ㅋㅋㅋㅋㅋㅋ우리 그려준다고 종이에 막 그림을 그리더니 와인 뿌려놓고 예술이란다. 마오루가 그린 그림의 크렉이나 진님은 특징이 빡 나타나서 오오 하면서 보다가 지은언니 그리는데 여러번 실패하였다....
내일..아헤스까지..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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