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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류


 2017.06.17 유럽여행 D+43 : 포르토 2일차, 볼링시장 - 포르토 워킹투어 - 상벤투 기차역 - 렐루 서점 - 클레리구스 성당 - 도루강


아침에 일어나 준비하고 호스텔에서 조식을 먹었다. 토스트랑 시리얼 같은게 구비되어 있는데 충분했다. 조식 먹는데 어제 살짝 말을 튼 독일남 토비와 어떤 한국인 아저씨랑 합석하게 되었다. 사실 이게 무슨 조합이냐 싶겠지만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쨌든 아저씨랑 나랑 서투른 영어로 토비랑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먹는데, 뭐 때문이었는지 토비가 일본이랑 한국 뭐 물어봐서 아직도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아저씨가 본인은 일본인보다는 일본이 싫다 이런 말을 하니까 나도 독일인이지만 독일이 싫다. 비슷한 이유에서.. 이럼. 토비는 이 날 체크아웃을 했고, 사실 친구하자며 번호 주고받았는데 한국와서도 잘지내냐 사진 보내달라느니 연락와서 팥빙수 맛있다고 음식 사진만 보내주다가 서서히 끊었다 (철벽) bye...


여튼 일찍 숙소에서 나와서 어제 다 못본 볼량 시장을 둘러봤다. 포르토의 전통시장! 건물 구조가 특이하게 생겼다. 정말 이것저것 많이 팔고 있었는데, 지금 사면 감당 안될 것 같아서 구경하다가 빈손으로 나왔다.



볼량 시장 구경 후 포르토 광장으로 이동했다. 사실 오늘은 오전에 시작하는 프리 워킹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좀 일찍 움직였다. 예전에는 포르토에 거주하시는 한국분이 팁투어를 하셨다고 해서 그걸 참여하고 싶었는데 이제 안한다고 하셔서.. 아쉽. 좀 더 찾아보니 현지 워킹투어가 있다길래 이거라두 참여해봐야겠다하고 계획에 넣었다. 


투어는 미리 신청하거나 예약할 필요없이, 포르토 광장 앞 말타고 있는 동상 앞으로(Monumento a D.Pedro IV) 시간 맞춰가면 된다. 보통은 무료로 진행되지만 투어가 끝난 후 팁을 준다고 한다. 투어 시작 시간인 10시쯤 맞춰 가니까 사람이 꽤 모여 있었다. 한국인은 무슨 동양인은 나 혼자였음.. 각자 간단하게 자기소개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단 따라다니는데 사실 영어라 알아듣기 힘들었다.. 리스닝에 약한 나는 혼자 다니는 것보다 좀 더 구석구석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자꾸 같이 투어하는 외국인덜이 말걸려고 해서 눈피함 ㅠ 



중간 중간 까미노의 징표들도 보인다. 포르투갈길을 걷는 사람들은 이곳을 지나쳐가겠구나.



그러다 나는 중간에 샜다..ㅎ 사실 못알아들으니까 흥미도 떨어지고 배도 고팠다. 그래서 점심으로 트립어드바이저에서 평가가 괜찮은 식당을 가보기로 했다. 오픈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혼자 상벤투 기차역 구경하고, 점심 오픈 시간에 맞춰갔다. 



근교를 나갈 일이 없어서 기차를 이용하진 않았지만, 기차역 자체는 정말 아름답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고도 한다. 기차역 내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아줄레주 벽화가 진짜 멋졌다.



그리고 방문한 식당 이름은 tapabento! 나는 밖이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았다. 혼밥이라 깔깔.. 직원분들도 엄청 친절했다. 특히 그 흑인아저씨 왕 친절




해산물 잔뜩 들어간 커리!!!!! 포르투갈이 해산물이 싸고 맛있다고는 들었지만 진짜 맛있었다..



먹다 맥주 땡겨서 맥주도 시켰다. 전부 다해서 23유로!



격파



다먹고 나와 기록한답시고 찍은 사진

다음 목적지는 렐루 서점



렐루서점 가는 길에 있던 잡화샵도 들어가보고



레몬주스 나눠주던 아저씨를 지나



조앤 롤링이 해리포터를 쓸 때 영감을 받았다는 렐루서점 도착! 입장권을 끊어야 들어갈 수 있다. (4유로)



1층에서 2층 올라가는 계단이 특이하게 생겼는데 완전 포토스팟이다. 사진엔 잘 안담겼군 



사람 진짜 많고 내부가 너무 더웠다 ㅠㅠ



렐루서점에서 나오면 보이는 횡당보도



막 더운건 아니지만 볕이 뜨겁다. 보통 포르투갈 여행 일정을 잡을 때 1박 2일이면 볼 거 다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유가 있다. 관광지 자체는 금방 볼 수 있는 경우가 많고 전~부 걸어서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근교도 안가고, 시내에만 있는데 3박 4일을 잡은 나는 세상 여유로워서 그게 너무 좋았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



다음 목적지는 전망대가 유명한 클레리구스 성당



포르투 시내가 한눈에 담기는 전망대가 있다. 올라가는데 전부 계단인데다가 가파르다보니 힘들고 한창 햇볕 뜨거울 시간이라 얼굴은 시뻘개졌지만 다 오르고보니 숨통이 트였다. 오밀조밀 모여있는 주황색 지붕의 건물들. 왜 주황색 기와를 쓸까 궁금해하다가, 어두워질 때쯤 와서 야경을 봐도 참 예쁘겠다 생각했다. 물론 다시 가진 않았다.



가파르던 계단



슬슬 더위 먹은 것처럼 덥고 힘들었다. 돌아다니다 마트 발견 ㅠㅠ 납작 복숭아랑 물 1리터를 샀다. 물은 페트병째로 옆구리에 끼고 들고다니면서 마셨다 ㅋㅋㅋㅋㅋㅋ 


카페나 들어가서 쉴까 싶어서 다시 트립어드바이저 켜서 찾아보니 카페 1위에 nata risboa가 랭크되어 있었다. 보니 나타로도 유명한데 숙소랑도 가깝기에 에그타르트나 먹어보자해서 찾아갔다. 근데 사장인지 직원인지 주문 받던 아저씨가 너무 친절했다. 한국인이 많이 오나? 잘 모르겠지만 여행객들한테 한국말도 좀 배우셨는지 자꾸 한국말써대서 웃겼다. 이후에 가게를 간건 아니고 그 앞을 지나가다가 아저씨랑 눈마주쳤는데 알아보고 인사해가지고 그것도 너무 유쾌했다 ㅋㅋㅋㅋ



마싯옹



글고 숙소들어와서 뻗었다. 한참 누워있다가 그래도 여행왔는데 야경은 봐야지 싶은데 혼자는 내가 또 쫄보니까 유랑에서 동행을 구했다.  



동행 만나러 가는 길에 본 트램

동행 구하는 글을 올렸던 두분은 3개월째 여행중인 동갑내기 친구, 한분은 스페인인가? 어디서 교환학생을 하다 여행 온 여자분이었다. 4명이 모여 마트에서 간단히 먹을 안주와 주스, 와인을 샀다.



도우루 강변에서 사온 와인과 과자를 먹고



강 건너로 넘어와 하늘이 붉게 물들다 이내 어두워질때까지 앉아 있었다. 동행과는 별 얘기는 안했지만 그냥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해지고 추워질때쯤 깔끔하게 헤어졌다.



일몰부터 야경까지 오래 기억에 남을 포르토의 밤이었다.